“서울병 앓는다”…중국 MZ의 새로운 유행
중국의 젊은 세대,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단어가 있다. 바로 **‘서울병(首尔病)’**이다.
말 그대로 서울을 그리워하거나, 서울에서의 경험을 병처럼 간직한다는 의미다.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에는 “서울을 떠나자마자 그립다”, “서울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난다”는 감성 글이 넘쳐난다.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서는 한국 노래를 배경으로 편집한 서울 여행 브이로그가 수십만 건의 ‘좋아요’를 받는다. 서울은 지금 중국 MZ에게 ‘최애 여행지이자 동경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서울병의 출발점은 K팝과 드라마, 영화 같은 한류 콘텐츠다. 아이돌이 자주 찾는 카페, 드라마 촬영지, 영화 속 골목길이 그대로 여행지가 된다. 중국 MZ들은 서울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스크린 속 세계를 직접 밟는 성지”로 여긴다.
여기에 가성비도 한몫한다. 일본·동남아보다 가까우면서도, 쇼핑·미식·문화 체험까지 가능한 도시가 서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약 25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4% 늘었다. 이 중 상당수가 20~30대 자유여행객이었다.
여행 패턴도 MZ스럽다
중국 MZ의 서울 여행은 과거 단체관광과는 확연히 다르다. 명동·동대문 쇼핑몰 ‘싹쓸이’ 대신, 작은 카페·개성 있는 편집숍·SNS 인증 명소가 목적지다. 성수동 카페 거리, 한남동 편집숍, 연남동 로컬 레스토랑은 중국 MZ에게는 필수 코스로 꼽힌다. “서울은 걸어 다니며 사진 찍는 재미가 있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또 하나 특징은 러닝, 한강 라이프 같은 로컬 체험이다. 중국 MZ들은 여행 앱 후기에서 “한강 러닝 크루에 잠깐 합류해봤다”, “서울러너들 덕에 특별한 추억을 남겼다”고 전한다. 서울의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흡수하려는 것이다.
불편한 중국, 엇갈린 여론
하지만 모든 중국인이 서울병에 호의적인 건 아니다. 중국 내 온라인에서는 “서울병은 국뽕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한국의 꼼수”라는 반발도 나온다. 넷이즈·웨이보 등에서는 “연휴 끝나고 직장 복귀하기 싫은 평범한 감정을 과장한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병이 있다면 나는 베이징병, 충칭병 앓는다”는 조롱도 있다. 서울병을 바라보는 중국 내 시선은 동경과 반감이 동시에 존재한다.
정부는 오는 9월 29일부터 3인 이상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중추절을 맞아 ‘유커 특수’를 노린 조치다. 관광업계는 환영하지만, 국내 일부 여론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명동 일대에서는 반중 시위가 이어지자 상인단체가 경찰에 “관광객 불편이 크다”며 제한을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중국 관광객 증가라는 기회와, 반중 정서라는 현실이 동시에 맞물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울병을 단순한 ‘국뽕’이나 ‘꼼수’로 치부하기엔 이면이 있다고 본다. 텐센트 뉴스는 “서울병은 새로운 것을 접하고 자기표현을 찾으려는 MZ세대의 보편적 심리”라고 분석했다.
서울병은 한국 관광업계엔 분명 기회다. 중국 MZ가 원하는 건 단체 쇼핑투어가 아니라 개성·로컬·경험 중심 여행이다. 서울이 이들을 제대로 맞이한다면, 서울병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 자산이 될 수 있다. 다만, 국내 여론과 충돌하는 지점에서 ‘지속 가능한 관광 문화’를 설계하는 과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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